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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상식)[김용일의 부동산톡]상가건물의 철거·재건축를 이유로 임대차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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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2.10.01.
[김용일 법무법인 현 부동산전문변호사]
상가건물의 임대차기간이 만료될 때 임차인은 원칙적으로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임차인은 최대 10년간의 계약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다. 다만 임차인이 3회 이상 월세를 연체한 사실이 있거나, 임대인이 건물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하려는 경우 등에는 임대인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데, 철거 재건축 사유와 관련해서는 법이 정한 구체적 요건을 갖추어야만 거절사유가 된다. 이번 시간에 관련하여 정리해 보겠다.
상가임차인은 환산보증금 액수에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최대 10년의 계약갱신요구권이 보장됨
상가임대차의 임차인은 임대차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 6개월 ~ 1개월 사이에 임대인에게 명시적으로 계약갱신을 요구하여,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갱신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는 이를 거절할 수 없다(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상가임차인은 최초 임대차계약일로부터 최대 10년간의 계약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고, 상가건물의 임대인이 중간에 변경된 경우, 즉 매매, 증여, 상속 등을 통해 임대인이 변경되더라도, 상가건물의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는 것이므로, 위 10년의 기간은 임차인이 최초 임대인과 최초 임대차계약한 시작일부터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상가임차인의 위와 같은 10년 계약갱신요구권은 상가임대차보호법 적용의 예외가 된다. 따라서 환산보증금 액수에 관계없이 모든 상가임차인에게 보장되는 권리인데(제2조 제3항, 제10조 제2항), 다만 2018.10.16.을 기준으로 그 이후 체결되거나 적법하게 갱신된 임대차 계약이어야 10년이 인정된다.
임차인의 계약갱신이 거절되는 사유로, 건물 철거 또는 재건축 등이 인정되기 위한 구체적 요건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에 대해 거절한다는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데, 임차인이 3기 이상의 월세를 연체한 사실이 있거나, 임대인이 건물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하려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 사유이다. 다만, 철거 재건축과 관련해서는 법이 정한 구체적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데,
구체적으로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이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목적 건물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하기 위하여 목적 건물의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는 경우”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하면서, 그 구체적 사유로는 ①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사시기 및 소요기간 등을 포함한 철거 또는 재건축 계획을 임차인에게 구체적으로 고지하고 그 계획에 따르는 경우, ②건물이 노후·훼손 또는 일부 멸실되는 등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는 경우, ③다른 법령에 따라 철거 또는 재건축이 이루어지는 경우 등 만으로 그 사유를 제한하고 있다. 위 사유 중 ②건물 노후화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의 경우, 최근 판례의 주류적 입장은 안전진단시 E등급(최하등급)이 되어야 계약갱신 거절 사유로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위 요건 중 “①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사시기 및 소요기간 등을 포함한 철거 또는 재건축 계획을 임차인에게 구체적으로 고지하고 그 계획에 따르는 경우”에는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임차인에게 위와 같은 계획을 고지했을 것이 요건이다. 임대인 입장에서 이러한 계획이 있다면 이를 분명히 하기 위해 임대차계약서 작성당시 특약사항으로 기재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임대차계약 ‘체결’ 시점이 아니라 그후에 ‘갱신’과 관련하여 임대인이 고지하는 경우는 인정되지 않는다. 예를들어 임대차계약기간이 만료되어 갱신계약을 할 때 고지하거나, 임대차기간 중 상가건물을 매도하여 임대인이 변경된 후에 새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고지하는 경우는 인정되지 않는다. 이때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다(대구지방법원 2021나313650).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에도 불구하고, 합의로 계약을 종료시키고 싶은 경우, 그 합의가 유효하기 위한 요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법이 정한 정당한 권리이지만, 임대인 입장에서는 건물 매도, 리모델링, 철거, 신축, 재건축 등의 사유로 꼭 계약을 종료시켜 임차인을 명도시키고 싶을때도 있을 것이다. 이때 위에서 설명한대로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정한 예외 사유가 없다면 명도소송을 해봐야 패소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결국 임차인과 합의로 해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관련하여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서로 합의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에도 임대인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하여 계약을 종료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10조 제1항 제3호). 따라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명도 합의를 하면서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는 그 합의가 유효할 것이다. 여기서 상당한 보상이란, 임차인이 계약종료로 인해 실제로 입는 손해에 상응하는 수준의 보상을 말한다.
한편, 애초에 상가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할때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정한 계약갱신요구권을 포기하고 언제쯤 계약을 종료하여 그때 명도’하기로 합의하였다면, 그 합의의 효력은 유효할까? 이와 관련하여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이 법의 규정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제15조). 따라서 원칙적으로 위와 같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포기하기로 하는 약정은 효력이 없다. 그러나 위 규정의 반대해석상 위와 같은 약정이 임차인에게 ‘불리’하지 않다면 효력이 있다는 것이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유효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들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인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사시기 및 소요기간 등을 포함한 철거 또는 재건축 계획을 임차인에게 구체적으로 고지’해야 한다는 요건을 정확하게 갖추지는 못했지만, 임차인에게 조만간 상가건물이 철거 또는 명도가 되어야 한다는 사정을 설명하고 따라서 언제 계약을 종료하고 명도하기로 하는 대신에, 임차인에게 월세 등 임대료를 특별히 저렴하게 해주는 등 반대급부를 제공하기로 특약을 하였고, 위와 같은 특약이 전체적으로 보아 임차인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위 특약이 유효할 가능성이 있다.